본문 바로가기
웹소설 쓰는 법/장면 연출

웹소설 글이 평면적인 이유? 장면 '나열형'의 함정

by 정리한 2026. 6. 15.
728x90
반응형

 

웹소설을 쓰다 보면 '내 글이 왜 이렇게 평면적이지?' 싶을 때가 있을 거예요.

분명히 장면을 여러 개 썼고 사건도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단조롭고 깊이가 없는 느낌...

이럴 때 빠지는 함정이 장면 나열형 글쓰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장면을 많이 쓴다고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장면이 그냥 나열되기만 하면 독자에게는 사건 리스트처럼 느껴져요.

한 장면이 다음 장면을 끌어당기지 못하고, 각 장면이 서로 떨어진 섬처럼 흩어져 있는 상태...

오늘은 이 장면 나열의 함정이 정확히 뭔지, 어떻게 진단하는지,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글까지 8편에 걸쳐 장면 개념을 다뤄봤는데요.

오늘부터는 입문자가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들을 하나씩 짚어 볼 거예요.

첫 번째 함정이 바로 이 '장면 나열'이고, 오늘 글을 끝까지 보시면 자기 글에서 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오늘도 친구에게 알려준다는 마음으로 '반말체'로 진행하는 점 양해부탁드려요~~)

 

 

 

 

 

장면 나열형 글이란 뭐야?

먼저 어떤 글을 말하는지부터 짚어보자. 나열형 글은 이런 모양이야.

아침에 일어난 그는 출근 준비를 했다.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겼다.
회사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았다.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점심시간이 되자 회사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김치찌개가 맛있었다.
오후에는 회의에 들어갔다. 부장이 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회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글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분명히 장면들은 있어. 시간 순서대로 잘 정렬되어 있고, 인물의 행동도 또렷해.

근데... 읽고 나서 남는 게 없지 않아?

 

이게 장면 나열형 글의 특징이야.

장면이 있긴 한데, 그 장면들이 서로 무관하게 흘러가. 그저 시간 순서로 늘어놓기만 한 거지.

 

 

 

 

왜 이런 글이 되는 걸까?

작가가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게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야.

일어난 일을 차례차례 적어 내려가는 거지.

 

문제는 이 방식이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고서라는 거야.

 

진짜 장면은 단순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왜 지금 이 장면이 나오는지'에 답할 수 있어야 해.

이 장면이 작품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다음 장면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인물에게 어떤 변화를 만드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장면은 그냥 사건 기록일 뿐이지.

 

장면 나열형 글이 망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야. 각 장면이 자기 역할 없이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거.

 

 

 

 

살아 있는 장면 vs 죽은 장면

같은 출근 풍경을 다르게 써볼게. 한번 비교해봐.

 

[장면 나열형 - 죽은 글]

아침에 일어난 그는 출근 준비를 했다.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겼다. 회사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았다.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장면 연결형 - 살아 있는 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어젯밤 부장이 보낸 메시지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탓이었다.
"내일 아침 일찍 좀 봅시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회사에 도착했지만, 부장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내리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옆자리 선배가 슬쩍 다가왔다.
"너, 어제 부장한테 무슨 말 들었어?"

 

 

같은 출근 장면인데 느낌이 완전히 다르지?

 

차이가 어디서 나오느냐. 두 번째 글에는 장면을 끌고 가는 동력이 있어.

부장의 메시지라는 한 가지 긴장이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양치를 하든, 회사에 가든, 커피를 내리든, 그 모든 게 '부장이 뭐라고 할까'라는 감정 안에서 일어나.

 

장면 나열형 글에는 이 동력이 없어. 그냥 일어난 일을 적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독자 입장에선 '이걸 왜 보여주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고, 다음 장면이 궁금하지도 않아.

 

 

 

 

장면 나열에서 벗어나는 3가지 방법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세 가지 실전 방법을 알려줄게.

 

1. 모든 장면에 '왜?'를 묻기

장면 하나 쓰기 전에 자기한테 물어봐.

"이 장면이 왜 지금 나오는 거지?"
"이 장면이 끝나고 뭐가 달라지지?"
"이 장면을 빼면 작품에 무슨 일이 생기지?"

 

세 번째 질문이 특히 중요해. 빼도 아무 일 없다면, 그 장면은 빼야 해.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진짜야. 자리만 차지하는 장면이 많을수록 글이 늘어져.

 

2. 장면 사이에 감정의 흐름 만들기

장면 A에서 장면 B로 넘어갈 때, 인물의 감정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줘야 해.

장면 A가 평온하게 끝났는데 장면 B가 갑자기 불안하게 시작하면 어색해. 두 장면 사이에 감정의 다리를 놓아줘야 해.

한 줄이라도 좋아. "회의실을 나오는 그의 어깨가 평소보다 무겁게 늘어졌다" 같은 느낌으로.

 

3. 한 가지 긴장을 회차 전체에 깔기

장면 나열형 글의 가장 큰 문제는 한 회차를 관통하는 긴장이 없다는 거야. 그래서 각 장면이 따로 놀지.

해결책은 단순해. 회차 시작 부분에서 하나의 의문이나 긴장을 깔아 봐.

그러면 그 회차 안의 모든 장면이 그 긴장 안에서 움직이게 돼.

위에서 보여준 예시도 마찬가지였어. '부장이 왜 보자고 했지?'라는 의문 하나로 모든 장면이 의미를 가지게 됐잖아.

 

 

 

 

자기 글 점검법

자기 글이 장면 나열형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간단한 테스트가 있어.

Q. 회차 안의 장면들 중에 하나를 빼봐. 회차가 무너져?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그 회차는 살아있는 거야. 장면들이 서로 연결 되어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뜻이거든.

반대로 별 차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 장면은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다른 장면들도 같은 운명일 가능성이 높아. 회차 전체를 다시 봐야 해.

 

장면은 늘어 놓는 게 아니라 엮는 거야.

장면을 나열하기만 하면 사건 기록이 되고, 장면을 엮으면 이야기가 돼.

그 차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드는 거지,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야.

 

자기 글이 평면적으로 느껴진다면, 99%는 장면 나열의 함정에 빠진 거야.

오늘 글에서 다룬 세 가지 방법(왜? 묻기, 감정 다리 놓기, 회차 긴장 깔기)을 적용해봐. 글이 살아나는 게 느껴질 거야.

728x90
반응형